‘이태원 클라쓰’는 2020년 JTBC에서 방영된 청춘 성장 드라마로, 불의에 맞서 싸우는 한 청년의 집념과 도전을 중심으로, 자아실현과 포용,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를 다룬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주인공 박새로이의 인생 반전을 이끌어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드라마는, 기존의 성공 서사를 탈피해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준다. 단순한 복수극이나 스타트업 성공기가 아닌, 개인의 신념이 어떻게 사회를 바꾸고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지를 진지하게 다룬 작품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청춘의 정의, 실패, 다양성, 그리고 공동체의 의미를 되묻는 현대형 드라마다.
청춘의 반란
‘이태원 클라쓰’의 시작은 한 고등학생의 소신 발언에서 출발한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한 박새로이는 재벌가 아들을 폭행한 대가로 퇴학당하고, 이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전과자가 된다. 그러나 그는 좌절 대신 분노를 성장의 연료로 삼아, 언젠가 장가그룹을 무너뜨리겠다는 목표를 품고 자영업의 길로 나선다. 그의 분노는 단지 복수심이 아니다. 그것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며, ‘약자가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에 던지는 문제 제기다.
박새로이의 선택은 세상의 룰을 따르지 않는 대신,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는 길이다. 그는 성공을 위해 편법을 쓰지 않고, 사람을 소모하지 않으며, 돈보다 신뢰를 중시한다. 이런 그의 자세는 ‘고구마’가 아닌 ‘사이다’로 불리며 많은 청년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현실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운 이 인물의 방식이 오히려 이상적인 모델처럼 보인 이유는, 지금의 청춘들이 얼마나 정의롭고 싶은지, 얼마나 부조리에 지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태원 클라쓰’는 청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그것은 단순히 젊음이 아니라, 부당함에 분노할 줄 알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줄 알며,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의 태도다. 드라마 속 박새로이는 바로 그런 청춘의 아이콘으로 존재하며,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성장의 서사
드라마의 핵심 서사는 바로 ‘성장’이다. 단지 사업의 성공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성숙이다. 박새로이는 단밤이라는 작은 술집에서 출발해, 점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CEO로 성장하지만, 이 여정은 결코 단순한 비즈니스 확장이 아니다. 그는 실패를 겪고, 팀원들과 부딪히며, 감정의 벽과 마주하면서 스스로를 돌이켜본다. 이런 서사가 단순히 감동적인 이유는, 우리가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드라마는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을 통해 진짜 성장을 말한다. 조이서, 최승권, 김토니, 마현이 등 단밤의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지만, 박새로이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인정받고 변화해간다. 이들은 모두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편견의 대상이 되었던 존재들이며, 드라마는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루며, 성장의 주체로 세운다.
특히 조이서는 천재적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인물로, 단밤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한다. 그녀는 박새로이의 철학에 감화되면서 ‘성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이태원 클라쓰’는 다양한 인물의 성장을 교차하며 보여줌으로써, 단일한 성공 모델을 넘어선 ‘다양한 성장의 방식’을 제시한다. 이 드라마는 우리 모두의 성장 이야기를 대변하는 작품이다.
다양성과 포용
‘이태원 클라쓰’는 등장인물의 구성을 통해 ‘다양성’이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강조한다. 김토니는 혼혈인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겪는 정체성 혼란을 겪고, 마현이는 트랜스젠더 셰프로서 사회적 편견과 맞선다. 이들은 모두 단순한 장식용 캐릭터가 아니라, 중심 서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자신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인물들이다. 이는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시도이며, 국내외 시청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새로이는 이 인물들을 그들의 배경이나 정체성 때문에 고용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을 사람으로’ 본다. 능력과 태도, 신뢰를 중심에 두는 그의 리더십은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포용하는 구조를 만든다. 이는 지금의 시대정신과 정확히 맞닿아 있는 부분으로, 단지 ‘성공한 드라마’가 아닌 ‘시대를 반영한 드라마’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다양성을 단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조직의 경쟁력이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서로 다른 인물이 만나 부딪히고, 성장하며, 함께 성공을 이루는 구조는 단밤이라는 공간을 하나의 ‘작은 사회’로 변모시킨다. 그리고 그 사회는 차별 없이, 배제 없이,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청자에게 보여준다.